혹시 주변에서 "한국은 살기 힘든 나라"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특히 지난해 한국의 자살률이 10만 명당 28.3명으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1위라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도 있지만, 이 통계를 보면 정말 다른 나라는 한국보다 나은 걸까요?
왜 한국의 자살률은 이렇게 높을까요?
높은 자살률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1. 팍팍한 경제 현실: 돈 때문에 힘들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빚 때문에, 소득이 줄어서, 가난해서… 특히 노인 빈곤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두 번째로 높을 정도니까요. 젊은 세대 역시 불안정한 고용과 학자금 대출에 짓눌려 힘겨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2. 숨 막히는 경쟁과 비교 문화: 우리는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경쟁하고 남과 비교하며 살아갑니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은 끝이 없고,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히기 쉽습니다. 또한 학벌, 직업, 외모, 심지어 SNS를 통해 보이는 남들의 행복한 모습까지, 모든 것이 비교 대상이 되면서 끊임없이 부족함을 느끼고 좌절하게 됩니다.
3. '우리'라는 압박감: 한국 사회는 '우리'라는 집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때로는 개인의 자유나 선택보다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튀는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숨 막힐 때가 있습니다.
4. 정신과 문턱은 너무 높아: 마음이 아파도 정신과에 가는 것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신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정신력이 약해서 그렇다'는 오해를 받거나, 치료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선뜻 도움을 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강요되는 획일성: 한국 사회는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기보다 획일적인 기준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하면 쉽게 비난받거나 소외될 수 있으며, 이는 큰 스트레스와 고립감을 유발합니다.
외국에 가면 좀 나아질까요?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을 꿈꾸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외국에 사는 한국인들의 자살률이 그 나라의 다른 아시아계나 전체 인구보다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한국계 미국인의 자살률은 미국 전체 평균보다 높다고 합니다. 이는 한국 사회의 문제들이 단순히 장소를 옮긴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는 언어, 문화 차이, 외로움 등도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는 사회를 향하여
결국, 한국 사회가 자살률이라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경쟁하고 비교당하며, 획일적인 성공 기준에 맞춰 살아가도록 강요받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그 누구도 진정한 행복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깎아 내리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는 사회 분위기가 절실합니다
더 나아가,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스스로를 검열하는 문화를 넘어, 자신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하며 다양한 삶의 방식을 포용하는 문화가 절실합니다.